길가의 풀과 나무와 들꽃들을
찬찬히 보지 못하거나
새소리를 듣지도 못하고 정신없이 걷는다면,
또 길에 얽힌 이야기와
바람이 전하는 말을 듣지 못한다면,
대체 이 자연의 길을 걷는 의미는 무엇일까.
그러므로 이 길에서는 느리게 걸어야 하리라.
목적지에 가지 못한들 어떠랴.
여행의 목적지는
여행 그 자체가 아닌가.
여행을 떠난 순간 우리는 이미 목적지에 도착한 것이다.
― 강제윤의《올레 사랑을 만나다》중에서 -
* 일상이 지루하고 답답할 때
우린 어디론가 떠나고 싶다고 말합니다.
그것은 단조로운 일상에 숨통을 열어 줄 낯선 곳에서의 쉼이겠지요.
"여행을 떠나고 싶다"
어딘가로 나를 인도하는 떨림의 순간,
우리는 떠난다고 말하고 여행을 통해 쉼을 느껴보려 하지만
결국 '쉼' 자체가 목적은 아니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됩니다.
떠남의 의미, 여행의 목적은
결국 그 머나먼 길을 돌고 돌아 결국 여행,
떠남 그 자체였다는 걸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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