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 경기도 양평의 백운봉

깔끔이님 2012. 6. 15. 10:48

2008년 9월 27일 토요일.

오늘 산행은 양평의 백운봉.

 

# 산행코스: 사나사 - 백운봉 - 함왕봉 - 함왕성지 - 사나사 원점회귀

# 동행: 은숙언니 부부 그리고 우리부부

 

 

한가한 사나사 옆 계곡물에 떠가는 낙엽들을 바라보며

큼지막한 돌다리를 건너 백운봉으로 향한다.

작년 우리 아이들과 함께 백운봉에 첫발을 들여놓을때의 그길

(자연적으로 폐쇄된 등산로),

그길은 사람들이 거의 다니지 아니한 아마도

작년 우리처럼 발길을 잘못 들여놓은 몇몇의 등산객이 찾았을뿐

사람의 발길이 끈긴 길이라서 그런지 자연 그대로를 간직한곳같다.

 

 초입부터 한 횡재 했다.

길옆 곳곳에 알밤이 뚝뚝 떨어져 있다.

인적 드문 곳이라 그런지 밤알이 제법 굵다.

몇움큼씩 주워 담고 거친 오솔길을 따라 한참을 수풀을 헤치다 보니

청산별곡에 나오는 다래가 우리 일행을 반긴다.

 

 

 

와~ 다래다."

청산의 다래 열매를 첨 봤다는 은숙언니의 표정이 환하게 밝아진다.

약간 시들은것을 주워 먹어보니 달자지근한게 참 맛있다.

울랑과 선배님은 열심히 덩쿨을 끌어내리고 지팡이를 휘두르며 떨궈주면

나와 언니는 연신 허리를 굽혀 주으면서 서로에게 먹어보라고 권하는데....

정겨움이 시간 가는줄 모르게 한다.

거기에다 약간 시들은 머루도 한알씩 먹어보니 청산에 푹 묻힌 느낌이다. 

 

 

 길도 없는 바위 너덜지대를 헤집고 오르다 보니 허기가 진다.

산 중턱 경치좋은 벼랑위에 도착해 민생고를 해결하기 위해 일찍 점심 자리를 잡았다.

먼저 산딸기주를 한잔씩 따르고....

7월에 갈기산에서 딴 산딸기로 과일주를 만들었단다.

오늘 처음으로 시식을 하는날..."햐~~아, 맛 조~옷타!"

빛깔도 참 곱다. "언니 고마워요"

 

 

오늘 점심의 주메뉴는 도토리묵. 운악산, 갈기산을 오르면서 함께

주운 도토리로 묵을 만들어서 그런지 더 맛있다.

덤으로 산딸기주까지 마시니 그맛이...끝내줘요....

 

 

 이자리는 항상 점심을 먹는 자리

휴식을 취하면서 이런저런 얘기도 나누고...

추억을 남겨본다.

 

 

 6부능선 쯤 산을 오르는데 산 달래가 그예쁜빛깔을 뽐내듯이 우리를 맞이한다.

다 올라 갈때까지 곳곳에  달래가 보인다. 

 

 

바위를 오르고 가파른 능선길을 걷다가

또 밧줄를 잡고 오르기를 한참.

다리도 아프고 목도말라 쉴겸해서 고목을 배경으로 사진한장....

 

 

정신없이 걷다가 쉴때쯤 도토리가 우리의 발목을 잡는다.

실하고 깨끗해 보이는 도토리를 그냥 지나칠 수 없어 정신없이 줍고 있는데

이곳 저곳을 기웃하며 바위를 오르내리던 울랑 어느새 석이버섯을 발견하네.

그 귀하다는 석이버석....

이름 만큼이나 가파르고 낭떨어진 바위끝자락에 자리를 잡고있다.

저것을 어떻게 채취하지?

그래도 울랑이 누구시던가.

지팡이를 지렛대 삼아 큰키와 긴 팔을 뻗어 석이버섯을 뜯어낸다.

 

 

 백두산 화산석과 흙을 양평의 그것들과 섞여놓은 통일기원비를 배경으로 한컷.

 

 정상을 지나 내려오는 길은 언제나 가볍다.

우리들 모습뒤로 함왕봉이 보인다.

그 봉우리만 넘으면 바로 하산길.

 

 

불볕더위가 엊그제 같더니만 어느새 가을을 알리는 단풍나무가

나의 눈에 들어온다.

새빨갛게 물든 나뭇잎.

 

 작년에 다녀간 우리딸 현경이의 말을 빌리면 "길이 서있다"는 마지막 깔닥고개를 오르고,

다소 거칠은 바위끝자락을 기어오르다 보니 드디어 백운봉 정상.....휴~

그래도 산에서의 여러가지 것들을 줍고,따고하느라 지루함없이  정상에 금방 올랐다.

시원하게 탁트이는 조망, 양평 시가지와 남한강의 느린 물결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멀리 용문산도 보이고....

장군봉 아래의 치마바위도...

그 너머로 중원산,도일봉 그리고 좀더 멀리로는 백두대간의 여러 산들도 아스라이 보인다.

 

 

 배낭 가득 수확물을 짊어지고 발걸음도 가벼웁게 내려오는데

"허걱" 울언니 백화점에서 새로산 등산바지 착복 기념이라도 하듯

덜컥 넘어지며 무릅에 생채기를 남긴다.

"않다쳤쑤?" 근심어린 마음으로물어보니 그래도 다행이 괜챦단다.

 

 비록 처음 계획했던 으름과 산사열매를 못 따서 다소 서운하지만

잠깐 동안이지만 청산에 살아보았고?

또 다래와 도토리 그리고 밤이라는 다른수확물이 있어서 위안을 삼는다.

오늘 맛있는 산딸기주와 도토리묵을 준비해준 언니에게 감사하고

선배님과 울랑 다래따느라 도토리 줍느라 밤줍느라 고생했어요.

 

오늘 산행도 즐거운 산행이였다.

 

 

*거두어온 다래열매 독한술에 넣어두니

 첫눈이 올적시면 술 아니 익겠는가?

 도토리묵 안주삼아 거나하게 취해보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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