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행...

* 북한산 숨은벽 능선...

깔끔이님 2012. 6. 15. 13:59

 

@산행일자: 09. 01. 31(토)

 

@산행코스: 밤골초입 ~ 국사당 ~ 밤골폭포1,2 ~ 인수봉과 백운대사이 통문 ~

                  인수봉아래  ~ 숨은벽 능선 ~ 해골바위 ~전망  바위 ~ 밤골폭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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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랑: 랑이랑 단둘이서

 

 

햇쌀 따스하고 이른 봄바람 감미롭던 토요일.....

외곽순환로를 따라 사패산터널을 지나 송추입구에서 구파발가는 국도로 들어서

10여분 이동하니 국사당 입구가 나온다.

오늘 우리가 산행할 들머리 인데 별도의 주차장은 없고 숲속길가 여기저기 나무틈 사이로

돌담에 잔돌 끼워넣듯 주차하고 기분좋게 출바알~

첫번째 이정표를 보니 3.2Km네. 에게 이정도야? 오늘 산행은 별로이겠는걸!

 

 

 

이야!

계곡에 물도 없더니만 500여 미터쯤 올라가니 백옥빛 폭포가 반겨준다.

따스한 날씨이기에 새삼 더 반갑다.

어때요. 잘 어울리죠? 

특히 신은지 몇번안된 예쁜 내 등산화 색깔이 참 곱디요?

그리고 폭포 얼음덩어리가 울퉁불퉁한게 쪼메 요상스런것 같다.ㅎㅎㅎㅎ

 

 

가쁜숨을 몰아쉬며 숨은벽 능선을 바라보니 옆구리 바위들만 보이는데 기기묘묘하다.

오후에 저 벼랑의 능선길을 타야하는데..

잔설이라 그러면 때이른 표현일까?

아무튼 영상 10도를 웃도는 두터운 옷을 입고 산행하기에는 약간 덥게 느껴지는 기온이지만

아직 숨은벽 아래 밤골 계곡은 눈들이 제법 많이 남아 있고

햇볕조차도 병풍처럼 드리워진 암봉들로 인하여 차단되니 한겨울의 모습이다.

 

 

위사진의 바위통문을 통과하면 오늘의 산행1차목표지인 백운대 아래 쉼터다.

30여분 정도를 비탈진 오솔길을 걸어 통문을 20여미터 앞에두고 올려다 보니 

다리에 힘이 풀린다.

남자들도 기를 쓰며 밧줄을 당겨야 하는곳인데 어쩌지...

그런데 통문너머로의 파란 하늘이 용기를 준다. 힘을 내야지.

랑의 도움을 받고 통문을 막 통과하니 따스하면서도 상쾌한 바람이 나를 감싸준다.

따스한 햇살을 받아 낙엽들은 바스락 거리고 백운대 허리의 큰 바위에는 아지랭이도 느껴진다.

별유천지다.

 

 

 

겨울을 지나 바로 봄이다.

양지녘 바위위에서 먹는 점심은 왜이리도 맛있는지....

매실주도 한잔...캬! 죽여주네.

이제 그만. 낮술취하면 부모도 몰라본다는데...그정도는 아니고 기분이 딱 좋다.

 

울랑 시를 한수 읊는데...

 

그토록 가고자 했던 그리도 가자고 했던

삼각산 숨은벽을 기어이 찾아내어

하늘닿은 통문 넘어서니 세상밖의 세상이로다.

 

농익은 매실주 한잔에 봄기운 한잔 더해지니

글몰라 편지 잘못쓴다 구박받는 날세망정

보는데로 읊조리니 금새 한편 만들어지네. 

 

술치는 아낙더러 고운글 한수 읊으라 하니

홍조띤 얼굴로 그윽히 바라보며 하는말

"저는 애교밖에 부릴줄 몰라요", 에구 부끄러워라.....

 

 

숨은벽 능선길을 물어 하산하려고 인수봉 아래턱에 들어서니

'워매 무서버라. 저 바위타는 사람들좀봐'

인수봉에 자일을 걸고 네발로 기고 있다.

저사람들 목숨은 몇개인지.


인수봉 설교벽아래 숨은골로 내려가는 길은 사람들에 짓밣여

얼음이 되다시피한 눈길인지라 설설 기는데 더군다나 경사가 급한지라 어려움이 많다.

아닌게 아니라 조심스럽게 숨은벽쪽으로 내려가는데

몇몇 산객들이 웅성거리는곳에 한 산우가 모로 쓰러져 있다.

미끄러져 발목과 팔을 다쳤단다.

그래도 다행인게 농담에 미소까지 보이는게 많이 다치진 않은 모양인데

미안해서 인지도 모르겠다.

우리도 조심해야지.

 

 

 

숨은골을 비껴걸어 숨은벽 능선으로 올라서니

그림에서나 보던 풍광들이 확 다가온다.

내려서는 길인지라 따스한 햇살 등에 받으며 한가한 기분으로 온산 경치 구경한다.

 

 

저멀리 도봉산 자운봉도 보이고 또 오봉 앞으로는 상장능선도 여유있게 엎드려 있다.

산천 경계좋고 토선생 이리펄쩍 저리깡총, 장끼 까투리 후두두둑....

산새소리 교교하다.

보이는것만이 다는 아니라던가......

이런맛에 옛시인들이 산을 찾지 않았겠는지.

 

 

보라! 숨은벽 능선 빨래판 바위의 잘생긴 모습을....

이불호청 뜯어내어 계곡물에 푹푹 담궜다가 빨래판 바위에 턱 걸쳐놓고

아름드리 박달나무로 천둥소리요란하게 두들겨 주고 싶다.

속이 시원하겠지?

 

 

산도 멋있고 사람도 멋있고...

 

 

다시보고 또봐도 '멋져부러~...

오늘의 산행에 아쉬움을 뒤로하고 발길을 옮기려니

쉽싸리 돌려지지않더라.

그만큼 오늘의 산행이 너무 감동적이라고나할까나!

무사히 주차장에 도착하고나서야 랑이 추천할만한 곳이라

생각이 들었다. 어찌 이렇게 멋진곳만 골라서 나를 데리고 가는지...

날씨좋고 산행좋고 더불어 사랑하는이와 함께해서 더좋았던산행.

 

다음에 또 와야지~

그때는 좋은사람들 이웃하여 다같이 즐겨보리라.

 

이것은 써비스....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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